1. 시험과 과제 마감일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
내용)
- 오늘 들은 강의는 이틀 내에 복습하라
해설)
- 엘리베이터 앞에 몇 초만 늦게 도착해도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간 사람보다 많게는 수 분 가량 늦을 수 있다. 마찬가지로 복습을 조금이라도 미루면 후폭풍은 거대하다.
- 학교는 학생의 학습 능력을 매 초 마다 연속적으로 체크하지 않는다. 억울하지만, 시험 당일이나 과제 제출 당일에 퍼포먼스를 제대로 못 보여주면 그 후폭풍은 거대하다.
- 예를 들어, 한 학기 동안 매번 당일 수업 내용으로 다음 날 시험을 보는 상황을 가정하자. 매일 복습을 하는 학생과 항상 수업 이틀 뒤에 복습을 하는 (즉, 시험치고 다음 날) 학생이 있다면, 해당 학기가 끝난 뒤 두 학생의 이해도는 별반 차이 없을 것이다. 둘 다 공부를 제대로 했다는 가정 하에, 복습을 며칠 미룬다고 큰 차이가 날 리가.
- 다만 시험 성적은, 앞의 학생은 충분히 높을 것이고, 뒤의 학생은 비교적 낮을 것이다 (수업을 듣자마자 모든 걸 깨닫지 않는 이상).
- 이 예시에서 두번째 전략을 취한 학생은 매우 억울할 것이다.
-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. 시험은 '당일까지'의 이해도를 측량한다. 과제도 마찬가지다.
- 현실에서는 시험이나 과제 전까지 충분히 시간을 주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다.
- 그러나 매 강의는 시간 의존적이다. 오늘 듣는 강의는 필연적으로 지난 수업 일이나 저번 주, 심지어 선수 과목의 내용과 밀접한 연관이있다.
- 따라서, 당연히도, 오늘 들은 강의 내용을 다음 수업일까지 복습하지 않는다면, 다음 수업일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게 매우 힘들어지고, 수업 시간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복습할 내용과 다시 공부할 내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.
- 더 심하게는, 수업 시간에는 하나도 이해 못하고 시간을 날린 뒤, 방에 돌아와서 당일 강의록을 보면서 스스로 처음부터 공부해야 할 수 있다. 실제로 KAIST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서 강의 하나를 이해하는 데에 드는 시간을 두 배 혹은 그 이상으로 소비한다.
- 결론적으로, 다른 학교도 비슷하지만, KAIST의 교과목들은 일반적으로 월-수요일에 강의를 하거나 화-목요일에 강의를 하는 등 이틀 간격으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, 오늘 들은 강의는 무조건 이틀 내에 복습하자.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듣는 강의도 웬만하면 다음 주가 되기 전까지 복습해두자.
- 사실 이 내용은 아마도 초등학생 때부터 귀에 가시가 박히듯 들어왔던 진부한 내용일 수 있지만, 실행에 옮기기는 정말 쉽지 않다.
2. 수업 이후 복습할 것을 염두에 두고 수업에 임하라
내용)
- 복습 시간을 줄이기 위해, 수업 중 막히는 게 있으면 무조건 질문하라
- 복습 시간을 줄이기 위해, 가능하다면 수업을 녹화 혹은 녹음하라
- 수업 중에는 강의록에 뻔히 있는 내용보다 안 나와있는 내용을 필기하라
- 때문에 수업 직전에 수업에서 다룰 내용을 한 번 빠르게 훑어보고 뭐가 중요할지 대충 감을 잡고 수업에 들어가는 게 좋다.
- 제대로 질문하기 위해, 다시 말하지만, 수업 전에 꼭 지난 수업 내용은 복습하라
해설)
- 강의는 공부의 시작이다. 이 말은 공부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는 의미와, 강의를 듣는 건 공부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라는 두 가지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. 따라서, 수업 이후에 복습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강의 시간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. 강의 시간에 에너지를 쏟아야할 부분과 쏟지 않아도 괜찮은 부분을 나눠야 한다.
- 내용 1.과 2.는 자명하리라 생각한다. 특히 1.에 관해서는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실천을 못한다. 실천 무조건 해야 한다. 학생은 분명히 수업료를 내고 강의를 듣는 서비스 소비자다. 매일 수업료로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 계산해볼 때, 돈 아낀다고 학식 먹는 것보다는 강의를 충분히 방해(?)하면서 막히는 부분을 강의 시간 내에 최대한 해소하는 게 훨씬 남는 장사다. 또한, 질문을 많이 하면서 수업 시간을 끌면 시험 범위도 (아주) 약간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.
- 3.의 경우, 강의록에 뻔히 나와있는 내용은 전혀 필기할 필요가 없다. 나도 그랬지만,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중에도 필기 노트를 온전하게 (self-contained) 그리고 예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강의록에 있는 그래프 그리고 강의록에 있는 정리와 정의 등을 받아 적는데, 그러느라 강의자가 강의록에 없는 내용을 말하는 걸 놓치는 건 정말 효과적이지 못한 필기법이다. 항상 본질에 집중하자. 수업 중 필기는 나중에 방에서 스스로 공부하고 복습하면서 방향을 잘 잡기 위해 대강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지, 그 자체로 완벽한 시험 준비서를 만드는 게 아니다. 시험 준비서는 복습할 때 차근차근 만들자.
- 강의자는 강의록을 단순히 줄줄 읽는 게 아니라 강의록에 없는 내용도 살을 붙여서 설명하기 때문에, 강의록에 없는 내용에 집중하여 노트 필기하자. 그리고 2.처럼 녹음 또는 녹화가 가능하다면, 수업 시간에 굳이 필기를 많이 할 필요는 더욱 더 없다. 잡다한 내용을 필기하는 데에 체력을 낭비하지 말고, 강의자가 말하는 내용들을 즉각 이해하는 데에 온 힘을 집중하자.
- 그 과정에서 제대로 이해가 안되는 것을 바로 질문하자. 원래 자신이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게 가장 어렵다. 대부분은 자기가 모르는 게 뭔지도 모른다. 수업 시간에 강의자가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집중해야 질문이 튀어나온다. 그래서 4.처럼 최소한 이전 수업 내용은 제대로 알아야 이번 수업을 따라갈 수 있고, 이번 수업에서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 기회가 생긴다.
- 수업 중 바로 질문하는 게 정 쑥스럽다면 수업 끝나고 어떤 내용을 질문할지 빠르게 노트에 스케치하자.